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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그런얘기

영어 발음이 좋은 게 항상 좋지만은 않다.

영어 발음과 액센트의 중요성

동감. 그런데 이 부분,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이 들을 때, 그 사람이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그의 엑센트가 좋다면 마치 그가 영어를 잘 하는 것처럼 들려요. 강한 자신의 모국어의 엑센트가 있는 사람이 완벽한 영어를 할때와, 영어를 그다지 잘 못하는 사람이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의 엑센트를 가지고 있는 경우, 두번째 사람이 영어를 더 잘하는 것처럼 보여요. 이것은 엑센트로부터 가질 수 있는 이익(advantage)이고, 반대의 경우 불이익이 될 수 있는 것이에요."

발음이 좋은 게 꼭 이익(advantage)은 아니란 얘길 하고 싶어요. 

어렸을 때(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팝송 듣고 따라 부르기를 즐겨했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등하교할 때 워크맨에 시사영어사 테이프를 넣고 들으면서 다녀서-그 땐 그게 왜 재밌었는지.- 교과서를 다 외웠던, 그래서 시험에서는 문법 같은 건 공부할 필요도 없이 교과서 내용 외운 걸 가지고 항상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았었던, 그리고 그 덕에 교내 영어 이야기 대회 (요즘도 이런 거 하는지 모르겠지만) 에서 항상 학교 대표로 뽑혀서, 교육구청 주관의 학교 대항 대회 나갔다가 항상 "발음은 좋은데 원고가 별로거나 표현력이 떨어진다" 는 이유로 장려상 수상에 그쳤던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름 외국에서 살아 보지 않은 native Korean 중에서는 발음이라는 면에서는 최상위권이 아니겠는가라고 생각을 하는데... (물론 intonation 은 pronunciation 보다는 자신이 없...)

학생 때는 외국엔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다가, 회사에 와서 일 때문에, 것도 21세기 들어 처음 미국이란 데를 갔는데, 처음엔 정말 제대로 된 문장을 단 하나도 말하지 못했지요. 이후 출장이 잦아지고, 업무에 대해 현지 직원들에게 교육도 많이 하게 되면서 이제는 최소한 survive 할 정도의 영어는 하게 되긴 했는데, 문제는 제 발음이 한국인치고 너무 좋아서, 제 말을 듣는 사람들이 제가 영어를 아주 잘 한다고 생각들을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보통 영어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때 원어민들이 응당 하는 배려 같은 것을 저에겐 잘 안하는 거죠. 자기 스피드로 막 얘길 하니 난 또 그거 알아듣느라 힘들고. 난 영어로 말하려면 우선 머리속에서 한국어로 만든 문장을 영어로 translation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되는데, 그 때 문장 구조가 어색하거나 단어가 맴도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말이 부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데, 발음은 좋은 애가 말은 제대로 못하니 상대방 입장에선 "얘가 머리가 좀 모자라는 애인가"라는 인상을 받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요. ㅠㅠ

물론 좀 친해지게 되면,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단지 발음이 좀 좋을 뿐이다라고 고백하곤 하는데 그러면 돌아오는 말은 항상, 너 영어 잘하는데 무슨 소리냐라는 거죠. :-( 

그래서 결론이 뭐냐... 발음 좋은 거 별루 소용 없다, full sentence 를 말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pronunciation 보다는 intonation 이 더 중요하더라... 라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