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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그런얘기

다음 소희 (스포일러 있습니다.) . . . . . . 관람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보는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영화다. 영화적인 완성도는 높아도 관객을 괴롭게 하는 영화들(대표적으로 [길버트 그레이프])이 있는데, 한동안은 [다음 소희]를 언급하게 될 것 같다. 몇몇 평론가들은 응원의 의미로라도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들 하는데,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나로선 두 번 보고 싶지는 않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그래서 더더욱 작금의 정치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들도 많이 떠오르지만, 내게 크게 남은 감상은 두 가지다. 1. 소희의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보면, 이 영화가 [1987]과 무척이나 대비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1987]은, 박종철 이한열의 죽음으로 대표되는 무도하고 엄혹한 시절의 폭력적인 내용들..
우영우 9화 우영우 9화에서 (스포일러 주의) . . . . . . . . . . 우영우의 법정에서의 돌발 행동 (방구뽕을 사상범으로서 변호하겠다는) 때문에 재판을 망치게 되자, 권민우는 정명석 파트너에게 우영우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말하고 이 때 정명석이 이렇게 따끔하게 지적하죠. "이견이 있으면 서로 논의해서 해결해야지, 잘잘못을 가려서 상주고 벌주고, 전 그렇게 일 안 합니다." 물론 멋진 대사죠. 그런데... 이 말 이후 정명석이 퇴장하고, 혼자 남은 권민우의 표정을 잘 보시면 이건 한 방 먹었다거나 반성하는 표정이 아니에요. "아 XX같은 파트너 만나서 X됐네" 정도의 표정이지요. 그 전 회차에서도 그렇고, 권민우는 한마디로 일베(의 사고회로)를 상징하는 인물이에요. 이준석 같은 이가 부르짖는 능력주의..
다음지도 안녕- 다음지도가 카카오맵으로 바뀌었다. 산뜻해진 UI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변화는 map.daum.net 이 map.cacao.com 으로 변한 것. Daum이 cacao가 되는 건 그렇다 치는데 net이 com으로 바뀐 건 왠지 아쉽다. 그전에 도메인이 그리 되어 있었으니 그런 것이고, 그냥 쓰는 데는 아무런 차이 없는, 누군가에겐 인지조차 되지 않을 변화임에도. 이 별 것 아닌 단상은 원래 페이스북에 쓰려 했던 것인데, 이유는 모르겠으나 페이스북이 이 글을 커뮤니티 규정 위반이라나, 스팸이라나 하면서 게시를 거부당해서,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블로그로 오다. 그리고 cacao는 kakao가 되었다.
익숙해지지 않는 통증 2주 전, 피곤할 때마다 간혹 붓곤 하던 귀 아래 목 부근이 또다시 부었었다. 처음엔 벌레 물린 줄 알고 피부과를 갔었는데, 약을 써도 나아지지 않아서 다시 다른 피부과를 갔더니 이비인후과를 가는 게 좋겠다고. 그래서 옆에 있는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이건 큰 병원을 가야 한다고. 다음날 원래 다니던 병원 진료가 예정되어 있었기에, 이비인후과를 추가 예약하려 하였으나 하필 그 날은 목을 보는 교수님의 휴진일. 주말을 보낸 월요일에 예약해서 가 보니 문제는 심각해져 있었다. 진단은 이하선염(a.k.a. 볼거리). 대개는 어릴 때 앓고 끝나지만 나처럼 성인이 발병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교수는 CT를 찍고 나서 수술을 하자고 했다. 문젠 CT를 바로 찍을 수 없었다는 거. 먹던 약의 성분 문제 때문에 이틀 후..
나한테까지 그럴 줄은 몰랐지 킬 빌 시리즈는 엄청나게까진 아니어도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다. 틀어 놓고 딴 짓 하기에도 좋다. 특히 인상깊은 씬들이 있는데 1편에서는 고고와의 격투씬이고, 2편에서는 파이메이와의 수련씬이다. 물론 다른 격투씬들도 다 재미나지만, 내 관점에서는 저 둘이 가장 강렬하다. 실은 그래서 언제나 킬 빌 1이 2보다 낫다고 생각해 왔다. 왜냐면 고고와의 격투는 영화의 거의 절정부분이고, 물론 이후 크레이지88과 오렌 이시이와의 피튀기는 대결씬이 이어지지만, 모두 예상된 전개대로 결말을 향해 잘 달려가는 느낌이거든. 하지만 파이메이와의 수련씬은 관에 갇혀서 회상하는 장면이고, 그 장면 이후의 엘 드라이버와의 결투씬이 끝나면 사실 영화가 끝났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강렬하기도 하고. 그래서 결말에서 빌과의 전투씬..
내 인생의 영화 예전에 듀나게시판에 열심히 들락거릴 때, 누군가 내 인생의 영화를 꼽아 보자고 해서 나도 한번 생각해 봤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 글을 찾기도 어렵고(듀나게시판이 리뉴얼되기도 했고, 검색이 쉽지 않은 곳이라), 당시 꼽았던 열 개의 영화가 뭐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다만 첫번째는 매트릭스였고 두번째는 다크나이트였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적어 보는 내 인생의 영화 리스트. 꼭 열 개일 필요도 없고, 나중에 생각날 때마다 추가해 보기로. Matrix The Dark Knight Fabulous Baker Boys Reality Bites E.T. Contact Robocop Dead Poets Society When Harry Met Sally Back to the Futur..
초등학교 4학년 때의 기억 뜬금없이 옛날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3학년 때 이사도 안 했는데 학교 수용 인원 문제로 전학을 갔었다. 전학간 학교 애들은 먼저 학교 애들보다 좀 과격하고, 욕도 많이 썼다. 아마도 그 학교에 오는 애들의 상당수가 달동네, 또는 재래시장 근처에 사는 아이들이어서 꽤나 거칠었던 기억이다. 거기서 생전 처음으로 얼굴에 주먹을 맞아 봤고, 쌍욕도 처음 들었었다. 어쨌든 그렇게 일 년을 약간의 혼란 속에서 보내고, 4학년이 되었다. 처음 등교해서 운동장에서 줄 서 있는데, 작은 여자애 하나와 입씨름이 붙었다. 내용은 기억 안 나는데 좌우간 그 여자애는 목소리도 아주 카랑카랑하고 당당하게 내 잘못을 따졌던 것 같고, 난 당황해서 제대로 대응을 못 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사소할지언정 뭔가 잘못했었을 거..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 생각이 나서 말인데, 첫 장면이 뭘 의미하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고, 검색해 봐도 의견이 분분. 그게 지구이고, 한 엔지니어의 살신성인(?)으로 모든 생명체가 만들어진 거라면, 나름 오랜 시간이 흘러서 인간도 생긴 걸텐데, 그럼 별자리 벽화는 누가 그렸단 건가?